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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인 음악치료사 (MT-BC)
김 / 민 / 정


진행 강수지 기자 사진 윤주성 프리랜서




음악치료사의 첫 시작 
 
Q.음악치료사라는 직군 자체가 신기해요.
 
원래는 피아노를 전공했어요. 하지만 무대에 서서 관객을 만나는 연주자의 성향과 맞지 않아 음악 전공생으로서 고민이 많았죠. 마침 심리학 수업을 통해 심리학에 관심을 가지던 때라 진지하게 편입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음악 치료에 눈을 돌렸어요.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음악 치료 공부를 시작했고요.

미국 공인 음악치료사(MT-BC) 자격을 갖추고 나서도 미국에서 음악치료사로 활동을 이어 갔어요.

음악 치료 분야도 꾸준히 해 오고 있지만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음악 프로그램에도 관심이 많아서 다양한 영유아 음악 놀이 프로그램 개발과 진행에 참여했어요.

현재 클랩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음악 놀이와 음악 치료뿐만 아니라 음악치료사의 경험, 음악 치료 기법을 기반으로 한 음악 감상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Q.클랩 스튜디오(이하 클랩)는 어떤 곳인가요?
 
클랩은 ‘Creative Learning through Arts and Performance’라는 뜻으로 예술을 통한 새로운 배움의 방식을 소개하는 곳이에요. 다양한 음악 치료의 대상 중에서도 아동에 초점을 맞춘 음악 치료 프로그램, 미취학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그룹 음악 놀이 프로그 램, 이론을 흥미롭게 풀어 음악을 입체적으로 경험할수 있는 음악 감상 프로그램까지 총 3가지 파트로 구성돼 있습니다. 최근에는 그룹 피아노 레슨을 시작했는데 아이의 첫 클래식 교육, 첫 악기 경험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요.
 
Q.음악치료사로 활동하면서 기억에 남은 순간이 있을 것 같아요.
 
미국에 있을 당시에도 자폐아에 많은 관심을 두었는데 스펙트럼 장애라고 불리는 만큼 아이마다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도 흥미로웠고,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음악에 특별하게 반응하는 아이들이 있는 것도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NMT(신경학적 음악 치료) 트레이닝을 통해 언어 재활 프로토콜들을 배웠는데, 이를 응용하여 자폐아들의 대화 기술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들이 반응이 좋아 언어치료사들과 협업으로 치료를 진행하기도 하고 지역의 음악치료사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음악으로 치유되는 아이들


Q.음악 치료의 개념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미국음악치료협회에서는 ‘음악 치료란 음악을 정신과 신체 건강의 복원 및 유지, 향상시키기 위한 치료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라 정의 내리고 있어요. 음악을 도구로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되실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언어 발달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가 노래를 통해 대화하는 법을 배운다든지, 신체 발달이 더디고 몸 쓰는 것을 괴로워하는 아이가 자신의 보행 속도에 꼭 맞고 좋아하는 노래에 맞추어 보행 연습을 하는 것 등을 생각해 볼 수 있겠죠. 아이마다 성향과 발달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대상에 따라 개별적인 치료 계획이 세워지는 게 일반적이에요.
 
Q.음악 치료를 받기 위해 찾아오는 유아들은 대개 어떤 문제로 찾아오나요?
 
클랩에 치료를 목적으로 찾아오는 대부분의 아이가 자폐아 등 발달장애 아동이에요. 경계성 자폐부터 시작해 부모의 이혼 또는 급작스런 생활의 변화 등으로 일시적인 자폐 증상을 보이는 아이까지 다양한 아이가 찾아옵니다. 이렇듯 자폐아의 비중이 높은 편이라 치료사와 번갈아 가면서 악기를 연주하여 듣는 능력과 의사소통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요. 또한 아이의 현 발달 단계에 필요한 노래를 작곡하여 노래 속에서 “이건 뭐예요?” “여긴 어디일까?” 등 질문을 듣고 답하며 언어 능력을 증진시키는 등 아이의 치료 목표에 따라 개인화된 음악 치료가 이뤄집니다.
 
Q.연령별 대상별로 치료 과정 또한 달라질 것 같은데요.
 
연령별 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차이는 음악의 선택이에요. 아이의 현 발달 수준뿐만 아니라 연령에 맞는 적합한 매개체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령 중학교 연령의 아이가 유아들이 듣는 동요를 좋아한다고 해서 동요를 계속 소개하는 것은 옳지 않아요. 성인이나 노인의 경우 치료 대상이 좋아하는 음악을 파악해서 치료 재료로 쓰는데, 치료사가 익숙하지 않은 음악 장르일 때도 있어 음악치료사는 다양한 음악을 빠르게 습득하고 소화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미국에서 노인 음악 치료 프로그램을 하면서 재즈 음악을 사용했는데, 한국에서는 어른들이 좋아하는 노래들을 찾느라 바빴던 기억이 있어요. 노인의 경우에는 젊은 시절의 음악 경험을 중요하게 여겨서 그 시절에 즐겨 듣던 노래들을 사용한다는 점도 특이 사항이라 할 수 있겠네요.
 
Q.음악 치료를 통해 좋아진 유아들의 사례가 궁금해요.
 
음악에 예민하게 반응하여 작은 소리에도 귀를 막거나 소리 지르는 자폐 아동을 치료한 적이 있었어요. 작은 소리로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해서 후에는 큰 소리에도 둔감해질 수 있게끔 치료함으로써 소리에 예민 하던 반응이 사라지고 의사소통까지 발달한 모습을 보고 무척 기뻤습 니다. 처음에는 손을 잡아당기거나 끙끙거리는 소리를 낼 뿐이었던 아이가 몇 달이 지나 스스로 북을 치자고 한다거나 “선생님 보고 싶었어요.” 등의 문장을 말할 때는 치료사로 일하는 데 큰 보람을 느꼈어요.
 
Q.음악 치료에서 주의해야 하는 사항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건너편 누구도 음악 치료로 효과를 봤다는데 우리 아이도 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매우 위험해요. 음악 치료는 우선 음악치료진 단평가를 통해 아이가 음악 치료를 받을 경우 효과적일지, 음악 치료가 어떠한 치료 목적을 가질 것인가를 판단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 다. 이를 통해 음악 치료가 꼭 필요한 경우인지 판단하는 것이죠. 평상시 음악이 있는 환경에서 어떠한 반응을 보이는지 지켜본다면 아이에게 음악 치료가 알맞을지 판단하는 데도움이 될 거예요.
 
Q.학부모뿐만 아니라 원 선생님과의 긴밀한 교류는 치료에서 꼭 필요한 부분일 텐데요.
 
진단 평가에 앞서 담당자(원 선생님)와 사전 인터뷰를 진행하는 편이에 요. 이 아이의 수준이 어떤지 먼저 파악하는 게 우선이기도 하고, 어떤 발달 단계에 있는지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모르면 치료 과정을 세울 수 없기 때문이지요. 선생님이 보시기엔 음악 반응이 어땠는지, 지금 치료에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지, 이러한 부분들을 세심하게 인터뷰해야 합니다. 저희와는 세 단어 이상을 연습하는데 정작 원에서는 ‘아’ 소리를 가르친다면 당연히 아이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게 뻔해요. 통일성이 없으니까요. 문제 해결 능력 또한 통합해서 가르쳐야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요. 긴밀한 교류가 있어야만 아이가 발전할 수 있단 얘기지요. 문제 행동이 발생했을 때도 그 대처 방법이 중요한데, 이것에 대해 우리가 무시할 것인지 아니면 적극적으로 대체 행동을 가르치고 그것이 이루어졌을 때 칭찬하는 방법을 써야 할지 등을 선택하는 등 일관성을 가지고 아이를 대해야 합니다. 
 

새로운 방식으로 다가가는 음악
 
Q.최근 시행한 피아노 그룹 레슨 ‘Poco a poco’는 어떤 프로그 램인가요?
 
클랩에서 클래식 감상과 더불어 클래식 악기 교육을 시작했는데 첫 프로그램이 바로 poco a poco(포코 아 포코) 피아노 그룹 레슨이에요.

피아니스트 최지예 선생님의 poco a poco piano studio와 함께 개발한 이 프로그램은 악기를 처음 배우는 아이들이 그룹으로 수업을 받으며 음악의 기초를 다지고 피아노를 익히는 형식이에요.
 
Q.그룹 레슨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어릴 적 피아노 배운 경험을 떠올려 보면 그 과정이 항상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었죠. 악기를 즐겁게 느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처음 배울 때의 환경이 중요한데 말이에요. 그룹 레슨은 친구들과 함께 놀이하고 서로의 소리를 듣고 친구들 앞에서 연주하는 경험을 통해 아이들이 흥미를 잃지 않고 독립적인 학습자로 자라나는 효과적인 레슨 방법이에요. 아직 국내에서는 그룹 레슨이 생소한지 궁금해하는 분이 많아요. 개인 레슨에 비해서 개인에게 쓰이는 시간이 적거나 피아노를 치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아닐까 물어보기도 하고요.

악기 교육의 첫 단계에는 음악의 기초를 배우고 좋은 연주 습관을 만드는 등 다양한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상 아이들이 피아노에 앉아서 피아노만 치는 시간이 다가 아니에요. 실제로 그룹 레슨을 시작하면서 아이들이 얼마나 자기가 피아노 앞에 앉는 시간을 기다리는지, 함께 노래하는 시간을 좋아 하는지, 손 모양이나 자세를 만들고 친구들과 비교해 보며 재미있어하는지 확인하며 그룹 레슨의 효과가 정말 대단하구나 깨닫고 있습니다.
 
Q.악기를 이용한 수업뿐 아니라 요리를 한다든지 그림책을 함께 본다든지 다양한 분야와 접목하여 진행하는 게 재밌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클랩 음악 놀이 프로그램은 ‘클랩 북 클럽’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동화 원서를 바탕에 두고 자체적으로 만든 클랩의 노래와 함께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수업이죠. 음악 만들기, 미술 활동, 율동, 베이킹 등 다양한 독후 활동을 책에 맞게 짜는데 이러한 활동들이 끊임없이 계속 이어진다는 점이 특징이에요. 책 속에서 주인공이 기타를 연주하면 모두 함께 노래하며 기타를 연주하다가 주인공이 저녁을 먹는 장면에서는 비슷한 재료를 이용해 간식을 만들어 먹고, 파티에 갈 때는 작은 종이옷을 물감으로 꾸며 주는 식이지요.

음악, 미술, 문학 등 다양한 장르가 어른 기준에서는 논리적으로 나누어진 구분 같지만 아이들 세계에서는 이러한 구분이 없이 융합된 형태가 자연스러운 경험이에요. 다양한 감각을 사용하고 감정적인 경험을 하게 돼서 인지 한번 수업을 들은 아이는 책의 내용을 기억하고 노래를 흥얼거린답니다.
 
Q.야외 수업도 종종 진행하던데, 그로 인한 효과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요즘 아이들은 자라는 환경이 옛날과 많이 달라지다 보니 새로운 재료를 만지는 데 거부감을 보이거나 소극적인 태도를 가지는 경우가 많아요. 자연의 변화에 대해 무지한 모습도 종종 보게 되고요. 아이라면 모래 놀이를 다 좋아할 것 같지만 더럽다며 전혀 만지지 않으려는 아이도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계절의 아름 다움을 느끼면서 자연에서 수업하는 기회가 있다면 마다하지 않는 편이에요. 지난 10월에도 낙엽이 떨어진 정원에서 수업할 기회가 있었는데, 날씨가 추워져 난로까지 피우고 진행한 수업이 었지만 커다란 나무 아래에서 아이들과 모여 노래하고 책을 본경험은 선생님들에게도 휴식 같은 시간이었어요. 
 
무한한 가능성의 클립 스튜디오
 
Q.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요.
 
여태껏 저희가 정성 들여 만든 노래와 다양한 콘텐츠를 어떤 방식으로 가정이나 학교에서도 이용할 것인가에 큰 관심을 쏟고 있어요. 그래서 책이나 CD, 동영상 등 다양한 형태로 콘텐츠를 보급하는 방법을 계속해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많은 아이가 음악을 통해 즐거워하고, 또 치유의 목적으로 온 아이들이 좀 더발전된 모습으로 변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뿌듯한 순간이겠지요. 그 순간을 위해서 앞으로도 더욱 노력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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