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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신유안 기자 사진 윤주성 프리랜서




 


선생님과 베스티안 서울병원 소아화상센터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응급학과를 전공하고 2006년부터 지금 까지 베스티안 소아화상센터에서 환아들을 진료해 온 의사입니다. 베스티안 병원은 1990년에 개원한 화상 전문 의료 기관으로 산하 재단에서 화상 환자를 위한 여러 가지 사회 활동(저소득 화상 환자 의료비 지원, 어린이와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화상 예방 교육, 화상 환자에 대한 인식 개선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답니다.
 
베스티안이 2006년 국내 화상 병원 중 처음으로 소아화상센터를 설립했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아이들을 위한 화상센터를 설립했나요?
 
처음에는 단순히 공간을 분리하자는 뜻으로 시작했어요. 당시만 하더라도 화상 전문 병원이 전국에 3∼4개밖에 없었거든요. 베스티안 서울병원에 소속된 화상 전담 의료진도 4명뿐이었죠. 성인 환자와 소아 환자를 같이 진료 하다 보니 너무 번잡스럽고 아이들이 다른 화상 환자를 보고 겁을 먹기도 했어요. 1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성인화상, 소아화상, 화상재건외과로 세분되어 12명의 의료진이 환자를 담당하고 있답니다. 화상 후 관리와 흉터에 대한 수술을 화상재건외과가 전담하면서 소아화상센터에서는 화상 치료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어요.
 
성인화상과 소아화상은 어떤 점이 다른가요? 소아화상 환아 분류 기준을 알려 주세요.
 
기본적인 치료 방침과 수술 여부 결정, 드레싱 등은 소아 화상과 성인화상이 크게 다르지 않아요. 그러나 ‘소아는 작은 어른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이는 어른과 신체조건, 생리가 다르고 성장·발달을 하므로 성인 환자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하여 치료해선 안 된다는 말이에요.

아이들은 피부가 얇은 탓에 같은 상황에서도 성인보다 깊은 화상을 입을 수 있어요. 피부도 장기이므로 고유한 역할을 담당하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수분 손실이나 감염을 방지하는 것입니다. 화상을 입은 피부는 이러한 역할을 하지 못하므로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진행해야 해요.

특히 화상은 전체 피부의 몇 %를 다쳤냐가 중요한데, 아이들은 머리가 크고 팔다리가 짧아서 어른과 화상을 입은 피부의 면적을 계산하는 기준이 다릅니다. 그래서 어른과 신체 비율이 비슷해지는 15세를 기준으로 그보다 어린 경우는 소아화상 환아로 분류하여 치료를 진행합니다. 



화상 환자 5명 중 1명이 영유아라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어요.

화상 환아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달은 언제이고, 주로 몇 세의 아이들이 화상을 입어서 병원을 찾아오나요?
 
저희 병원 통계에 따르면 소아화상 환아가 많이 발생하는 달은 연중 1월, 5월, 8월입니다. 5월과 8월은 야외 활동이 잦고 옷차림도 가벼 워져서 피부에 상처를 입기 쉬운 달이에요. 1월은 뜨거운 음식을 즐겨 먹고 난방 기구도 자주 사용하죠. 소아화상은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아이의 손이 닿는 곳에 뜨거운 물질이 많으면 화상을 입을 확률도 증가합니다.

베스티안 병원에 오는 화상 환자 중 소아는 1/3 정도예요. 전체 환자가 100명이라면 소아는 33명 정도 되는 셈이죠. 15세 미만 환아 중에 서는 한창 걸어 다니고 물건을 잡는 시기인 만 1세가 전체의 30%로 가장 많아요. 그다음은 1세 미만과 만 2세 순이에요. 만 2세 미만 아이가 소아화상 환아의 50∼60%를 차지합니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입은 화상 종류는 무엇인가요? 화상 종류마다 치료 법이 달라지나요?
 
화상은 전 세계적으로 열탕화상(뜨거운 액체에 다치는 화상)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해요. 전체 화상에서 약 70%가 열탕화상이죠. 그다 음은 접촉화상(뜨거운 것에 닿아서 생기는 화상)이 많아요. 다른 나라는 보통 접촉화상이 2∼6% 발생한다고 보고되는데, 우리나라는 20∼30%까지 발생한다고 집계돼요. 환경 자체가 뜨거운 음식을 좋아하고 식탁에 냄비를 두거나 불판을 가열하면서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화상은 다친 원인보다는 깊이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져요. 화상의 깊이를 진단할 땐 피부 바깥 면에서부터 열이 얼마만큼 전해졌는가를 살펴야 해요. 접촉하는 물체의 온도, 접촉 시간과도 관련이 깊어요. 다친 면적이 넓어도 비교적 뜨겁지 않은 것에 잠깐 닿았다면 상처가 얕지만, 짧은 시간이라도 200∼300도 되는 물건에 닿으면 수술을 해야 할 정도로 깊은 상처가 생깁니다.
 
소아화상이라서 성인화상 환자와 달리 추가로 진행해야 하는 진료나 치료도 있나요?
 
아이들은 성장하잖아요. 정상 피부는 뼈의 길이 성장에 발맞 추어 함께 성장하지만 화상으로 인한 흉터는 충분히 성장하지도 못할뿐더러 구축 현상이 동반되어 상대적으로 땅기는 느낌이 듭니다. 관절 부분이나 넓은 면적의 흉터는 움직임에 장애를 주고 성장에 방해가 돼요. 가령 손가락 한쪽 옆면에 흉터가 생긴 경우, 흉터가 없는 쪽의 피부는 정상적으로 성장하지만 흉터가 있는 쪽은 덜 자라서 구부러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죠.

그럴 땐 아이가 성장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교정 치료를 진행합 니다. 또한 어떻게 다쳤는지 등에 대해 보호자에게 병력 청취를할 때 아동학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처해야 합니다.
 
소아화상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소아화상은 집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75% 정도예요. 나이가 어려질수록 집에서 화상을 입는 경우가 많아서, 1세 아이는 대략 95%가 집에서 다칩니다. 그 말은 아이의 손이 닿는 곳에 화상을 일으킬 만한 물체가 있으면 안 된다는 뜻이에요. 보호자가 항상 주변을 살피고 주의해야 합니다.
 
아이가 화상을 입었다면 보호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 가요? 소아화상 응급처치법을 알려 주세요.
 
우선 환부를 찬물로 식혀 주는 게 중요합니다. 찬물 처치는 화상의 깊이가 깊어지는 것을 방지하고 통증을 완화해 주는 효과가 있어요. 또한 세포 손상을 최소화하고 혈관 구조 안정, 부종과 염증 반응 감소에 도움을 줘서 흉터 형성을 감소시킨 다는 사실이 증명되었어요. 시원한 물로 환부를 식혀 주되 얼음은 혈관 수축을 일으켜 조직 손상을 야기할 수 있으니 사용 하지 않는 것이 좋아요. 나머지 민간요법은 공식적으로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현재는 찬물이 유일하게 증명된 응급처치 방법이에요. 
 
아이가 다쳤을 때 곧바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할 화상과 집에서 경과를 지켜보며 처치해도 되는 화상을 어떻게 구분하나요?

일단 물집이 생기면 병원에 오셔야 해요. 물집이 생기면 상처가 터져서 감염될 우려가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에서 드레싱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집에서 함부로 물집을 터뜨리는 것도 금물입니다. 반면 상대적으로 뜨겁지 않은 물체에 닿아서 피부가 빨갛게 발적(skin flare)이 일어났 다면 경과를 지켜봐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화상은 초기 3∼4일이 지나면서 깊이가 변할 수 있고, 일반인이 화상의 깊이를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색깔 변화가 있을 땐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해요. 되도록 빨리 병원을 찾아야 치료 기간을 줄이고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답니다. 



진료하면서 많은 환아를 만났을 것 같아요. 환아와 보호자를 위한 선생님만의 진료 비법이 있나요?
 
소아화상 환자는 월령이 낮은 아이가 많아서 진료할 때 보호자를 같이 만나야 해요. 병원에 오신 보호자들은 대부분 죄책감을 느끼고 있어요. 내가 아이를 잘 돌보지 못해서, 내가 실수해서 아이가 다쳤다고 미안해하죠. 그럼 저는 아이와 보호자를 동시에 위로해 줘요. 같은 이야기 라도 “흉터가 남아요”라고 말하는 것보다 “흉터가 남지만 꾸준히 치료하고 관리하면 줄어들 수 있어요”라고 말해 준다면 보호자로선 마음이 놓일 거예요.

아이들에게는 “지금은 이것을 할 거야” “이건 아파” “이건 아프지 않아”하는 식으로 치료 과정을 설명해 주며 라포를 형성해요. 치료 과정이 대개 비슷하기 때문에 한두번 반복해서 들려주면 어린아이도 말을 알아듣고 울음을 그쳐요. 아이들은 처음에 많이 울거든요. 아파서 울기도 하고 치료하는 게 무서워서 울기도 하죠. 하지만 아픔이 사라지면 더 이상 울지 않아요. 입원 환아들도 상처가다 나으면 씩씩하게 인사하고 집으로 돌아가죠. 환아들이 치료 막바지에 울지 않고 아파하지 않는 매 순간순간이 보람차고 감격스러워요.
 
진료 외에도 어떤 활동을 하는지 알려 주세요.
 
재단에서 시행하는 여러 가지 사회 공헌 활동을 돕고 있어요. 베스티안재단에서는 어린이 화상 예방 교육과 저소득 화상 환자 지원 캠페인, 화상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한 멘토링 등 다양한 공익 사업을 진행 중이에요. 소방 청과 업무 협약을 맺어서 화상 위험에 노출된 소방관과 어린이 화상 환자를 지원하는 ‘S.A.V.E.(Super-heroes, Attract, Valuable, Energies)’ 캠페인도 하고 있어요.

작년에는 강남구를 중심으로 어린이 화상 예방 및 화상 환자에 대한 인식 개선 교육을 시행했는데, 올해부턴 외부의 후원을 받아 강남구뿐만 아니라 송파구와 서울 내 다수 지자체를 대상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할 예정입니다. 예방 교육을 희망하는 강남·송파구 어린이집 원장님 혹은 선생님께선 해당 지역 육아종합지원센터를 통해 신청해 주시면 돼요. 그 외의 구에 속한 어린이집은 베스티안재단 사회복지사업본부(070-7603-1990∼1)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의 목표를 들려주세요.
 
재난 의료 쪽을 공부할 예정이에요. 재난 현장에서는 화상 환자가 많이 발생해요. 작년에도 여러 대형 재난 사태가 일어난 뒤 화상 환자가 발생했어요. 재난 상황이 닥쳤을 때 효과적인 대처법과 준비 해야 할 것들을 공부해서 실제 상황에 적용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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