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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강수지 기자 사진 윤주성 프리랜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실종아동전문기관의 설립 목적과 이념을 듣고 싶습니다.
 
먼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실종아동전문기관(이하 실종아동전 문기관)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국내 유일무이한 실종아동전문기 관으로 지난 2005년 보건복지부의 위탁을 받아서 설립되었습니다. 저희 기관은 아동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관리하며 치매 환자와 같은 경우는 중앙치매센터에서 따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사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1986년부터 전국에서 유일하게 미아 찾기 사업을 해 왔는데요, 법률이 제정되면서 국가에서는 이를 수행할 전문 기관이 필요했죠. 아무래도 저희 재단이 미아 찾기 사업을 계속해 온 터라 자연스레 위탁 기관이 됐습니다. 그러고 보니 미아 찾기 사업을 시행한 지도 어언 30년이 되었네요.

1986년부터 미아 찾기 사업을 시행해 왔지만 그 당시에는 아이를 잃어버린 후 부모가 취해야 할 방향 등 국가적인 체계가 미흡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2005년 5월 5일 법률이 제정되었는데 요, 2003년, 2004년 두 번의 유괴 살인 사건이 계기가 되었어 요. 그 사건으로 인해 국가에서도 실종 문제의 심각성을 느낀 셈이죠.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지금은 발생률이 많이 줄어 들었어 요. 통계를 보면 실종 아동 수가 연간 약 2~3만명 정도인데 그중 90%는 1년 이내에 찾아지거든요. 아무래도 실종 아동을 찾는 과정이 체계화되어 있으니 점차 나아지기 마련이죠. 
 
아직은 많은 사람에게 잘 알려진 것 같지는 않아요. 저조차도 생소했으니까요.
 
현존하는 사회복지 기관은 많지만 실종아동전문기관은 단독 기관이라 많이들 모르실 거예요. 한 가지 에피소드를 말씀드리자면 저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입사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이곳으로 부임한 지는 2년 정도 되었어요. 2년 전까지만 해도 집근처 파출소에 무엇이 있는지 몰랐어요. 그냥 집으로 가는 길에 있는 파출소가 다였죠. 그런데 이곳으로 발령받은 후부터 보이는 거예요. 파출소 옥외 게시판에 붙은 포스터가요. 그것은 우리 기관에서 실종 아동들을 찾는 포스터였어요. 참 놀라웠어요. 관심이란 게 무섭도록 놀라운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비록 소수일지라도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주위를 둘러본다면 세상이 바뀔 수도 있겠다는 걸 깨달았어요.
 
사업체계도를 보면 경찰청과의 교류가 상당히 많아요. 경찰청이 하는 일과 실종아동전문기관이 하는 일의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아이가 실종되면 보통 112에 신고하는데 경찰에서 수집된 데이터가 24시간 내에 우리 기관과 공유돼요. 실종 아동 관련 업무가 사이클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죠. 구체적인 업무로는 경찰은 실종 아동을 찾는 일을, 저희 기관은 실종 아동 가족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실종 아동을 찾는 일도 중요하지만 실종 아동의 가족을 지원하는 일 또한 중요해요. 대부분의 실종 아동은 24시간 내에 70% 이상 찾습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나면 실종 아동 가족과 전화 상담에 들어가요. 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기관이 어떤 도움을 주는지 등을 알려 드리죠.

지원으로는 경제적 지원과 심리정서 지원이 있습니다. 실종 아동을 찾을 때는 여러 가지 물품 등이 필요해요. 실종 아동의 사진이 실린 포스터와 각종 현수막 등이 있죠. 또한 심리정서적인 지원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실종 아동의 부모들은 대개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리적 압박감이 심하니까요. 때문에 상담으로 정서적인 도움을 드리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정신과 치료나 물리 치료가 필요할 때 드는 비용 등을 아이를 찾을 때까지 계속 지원해 드릴뿐더러 실종 예방 캠페인과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등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경찰청 말고도 협력체가 많아요. 어떤 교류가 있으며 그 효과는 어떤 가요?
 
가장 밀접한 곳은 두말할 것 없이 경찰청이겠지요. 물론 경찰청 말고도 도움을 주시는 곳이 많습니다. 국내 아동 보호 시설 또한 우리 기관과 밀접한 관계에 있습니다. 국내 아동 보호 시설에 무연고 아동이 입소할 경우 아동 신상 카드를 반드시 우리 기관으로 제출해야 해요. 그렇게 받은 리스트를 가지고 경찰서에서 실종 신고가 들어온 데이터와 비교 분석을 하는데요, 일치되는 부분을 찾는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정보를 공유하는 곳도 있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실종 아동의 사진을 싣는 곳도 있습니다.

다들 한번쯤 보셨겠지만 한국전력 같은 경우 전기요금 고지서 뒤에 실종 아동 신상 카드가 나와요. 한땐 우유팩이라든지 담뱃갑에 실종 아동 사진을 실었죠. 지금은 여러 기업의 사보 등에서도 실종 아동의 사진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참여하는 기업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간혹 사보를 보고 제보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 같은 포스터는 아동을 찾기 위한 홍보에도 도움이 되지만 이를 보고 아이를 잃어버리면 안되겠구나 하는 경각심을 줄 수도 있습니다.
 
5월 25일은 실종 아동의 날입니다. 오히려 실종 가족들에게는 죄책감으로 힘든 날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1979년 미국 뉴욕에서 6세 아동 에단 파츠(Etan Patz)가 실종되어 다음날 살해된 채 발견된 일이 있었어요. 그 당시 미국 전체가 큰 충격을 받았죠. 이를 계기로 1983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선포하여 탄생한 것이 바로 실종 아동의 날입니다. 조심하자, 한번 더 되새겨 보자라는 의미로 에단 파츠가 실종된 5월 25일이 실종 아동의 날이 되었는데 요, 국내에서는 기관이 생긴 뒤인 2007년 실종 아동의 날을 만들고 행사를 실시하게 됐어요. 작년에는 실종 아동의 날을 맞이해 설립 10주년 기념으로 광화문에서 캠페인을 크게 진행하기도 했어요.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해하는 점이 이러한 행사를 실종 아동 가족 들이 싫어할 것이라 생각한다는 거예요. 하지만 그 반대입니다. 아이가 장기 실종이 될수록 찾기 어렵기에 실종자 가족들은 많은 사람이 우리 아이를 한번 더 봐 주고 생각해 주는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행사 때마다 굉장히 많은 부모님이 참여하세요. 우리가 생각하기엔 힘든 날이 될 것 같지만 부모님들은 그렇지 않은 거죠.
 
접수 후 몇 주 만에 찾는 아동도 있는 반면 10년, 20년이 흘러도 찾지 못한 아동이 있습니다. 이렇게 장기적으로 이어질 때는 지치기 마련인데요, 실종 가족들에게 어떻게 힘을 주시는지요.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를 잃어버리면 아이를 반드시 찾아야 한다는 것에 집중하고 오로지 거기에만 몰두합니다. 이런 식으로 초기에 여러 가지 가정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찾기에만 몰입하다 보면 나중에는 재정 상황이 악화되어 버리죠. 우리 기관에서도 열심히 지원하지만 본인이 가진 자산 전부를 들여서라도 아이를 찾으려 하세요. 그러다 보면 나중에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무엇보다 장기간 아이를 찾는 일에만 몰두하다 보면 실직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때문에 장기 실종 아동 가족 중에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 다. 저희도 활동비는 물론 신체적 심리적 치료를 위한 의료비 등을 지원하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보다 중요한 건 정신의 안정 이에요. 10년, 20년 세월이 흐르다 보면 경제적인 면뿐만 아니라 가정의 불화가 찾아와요. 저희가 측정한 통계 자료만 봐도 별거 또는 이혼한 가정이 58%나 돼요. 배우자가 자살하는 경우도 있고요. 이로 인해 가정 해체가 된다면 사실상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힘들다고 봐야 합니 다. 이런 복합적인 상황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사회의 분노 등 사회부 적응자로 연결되기 쉬워요. 때문에 폭넓은 심리적 지원을 아끼지 않습 니다.

저희가 항상 부모님들께 말씀드리는 것이 있어요. “아이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신이 먼저 건강하셔야 해요. 몸과 마음이 튼튼해야 돌아 가시기 전에 아이를 찾을 수 있습니다.”
 
작년에는 만남과 희망 가족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요, 참여한 가족 들의 반응이 궁금해요.
 
만남과 희망 가족 프로그램을 사자성어로 표현하자면 동병상련이라고 하는 게 적절할 것 같네요. 저희 직원이나 제가 부모님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들어 드릴 수는 있지만 모든 것을 다 공감할 수는 없어요. 사회 복지사들은 그분들처럼 아이를 잃어버린 경험이 없으니까요. 물론 충분히 짐작하고 위로해 드릴 수 있지만 그것이 전부예요. 이런 상황을 그분들도 아주 잘 알고 있어요. 그렇기에 서로 공감하는 동병상련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실종자 가족들과 만남의 자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아이를 어떻게 찾고 있는지, 어쩌다 잃어버렸는지 등을 이야기하다 보면 어느새 울음바다가 되기도 해요. 하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큰 위로가 됩니다. 공감이라는 큰 틀 안에서 말이죠.

어느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어디 나가서 웃지를 못한데 요. 그래서 물었더니 아이 잃어버린 부모가 저렇게 웃고 다닌다고 할까봐 그런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분들 입장에서는 이런 자리가 있기에 마음 편히 이야기하고 공감할 수 있는 거예요.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만남과 희망 가족 프로그램을 시행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실종 예방 활동을 꾸준히 진행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방문 교육부터 교사 교육까지 다채롭게 진행하고 있는 데요, 구체적인 교육 내용은 무엇인가요?
 
실종 유괴 예방 교육은 크게 부모, 아동, 교사를 대상으로 나눠집니다. 중 집중적으로 하고 있는 대상이 바로 아동인데요. 실종아동전문기 관에서는 재단 내 소속 사업기관들과 연계하여 유괴상황을 체험하는 실물 사이즈의 체험존 교육과 손·막대인형극을 통한 예방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실종아동전문기관에서 양성한 전문 활동가가 어린 이집에 방문하여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실종예방법을 교육하고 역할극을 통해 실제 위험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데 이는 아이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참여 할 수 있는 기회가 돼요.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 상황에서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느냐인데요, 사실 많은 아이가 인지적으로는 이해하지만 실제 상황이 되었을 때는 배운 대로 대응하지 못한다고 해요. 통계 자료만 봐도 그래요. 2013년에 초등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는데 배운 대로 대응하는 아이는 28%뿐이었어요. 저희 입장에서는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인지적 상황에 멈추지 않고 배운 대로 실천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최우선이었고 개선점을 찾기 위해 수많은 시도를 했습니다. 그 결과 실제 상황에 닥쳤을 때 자신이 직접 경험해 보고 잘했는지 못했는지, 만약 부족했다면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스스로 알아 가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프로그램을 새로 기획했고 작년부터 시범 사업에 들어갔습니다. 인지 교육과 역할 체험을 같이 구성하여 실제 그런 상황에서 아이 스스로 대처 능력을 키울 수 있게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 다. 노력한 만큼 교육 평가가 만족스러워 앞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실종 아동을 찾은 사례 중 기억에 남는 경우가 있나요?

 
아쉽게도 최근 상봉 사례는 없어요. 하지만 2014년 12월, 40여 년 만에 극적으로 아이를 찾아 화제가 된 적이 있어요. 실종 가족의 상봉은 저희 기관과 경찰의 유전자 감식을 통해 성사되었는데요, 그동안 가족들은 신문에 광고도 내 보고, 실종 가족 찾기 방송에도 출연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고 해요. 이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어머님이 저희 기관에 유전자를 등록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적처럼 만났지요. 이미 1년 전에 딸이 유전자를 등록을 해 놓은 상태더라고요. 그녀는 내 가족들도 나를 찾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등록했다고 합니다.
 
다양한 매체에서 홍보 활동을 할 텐데 피드백 또한 차이가 있을 듯 합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아이의 얼굴이 한번이라도 매체에 나가서 많은 사람이 눈여겨봐 주길 바랍니다. 때문에 사진이 많이 노출되기를 원하시죠. 하지만 공중파 같은 경우는 특별한 사연, 조금 더 극적인 사례를 원하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가공을 하여 보도하기도 해요. 또 개별적인 사례를 소개하다 보면 좀 더 특별해 보이는 사연을 중점적으로 소개 하기도 하지요. 그래서인지 저희 입장에서는 공정성을 더욱더 중요시하게 되더라고요. 먼저 제안해 오는 매체도 있지만 저희 기관과 성향이 비슷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하려고 노력합니다.

최근에는 온라인 언론사 인사이트와 협업하여 홍보를 진행하고 있습니 다. 부모님들을 직접 인터뷰한 것을 기사화하여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있는데요, 굉장히 많은 사람이 봐 주고 계셔서 놀랐어요.
 
실종아동전문기관 소장으로서 행보가 궁금합니다.

우선 실종 가족의 지원 및 실종 예방을 위한 교육과 홍보라는 기관 고유 역할을 시대 흐름에 맞춰 수행해나가고자 합니다. ‘실종 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고, 실종 아동과 가족을 지원하는 국가적 체계가 잡힌 지 10년이 지났습니다. 그래서 요즘의 아동 실종 현황이 과거와 달라졌지요. 달라진 상황에 맞게 관련 정책과 제도가 수립·개선되고 이에 따라 우리 기관도 변화된 역할을 수행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실종 문제에 대한 전반적인 사회 인식 또한 바뀌어야겠 지요.

얼마 전 일어난 평택 아동 실종 사건도 그래요. ‘실종 체계 및 문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잘 자리 잡혀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던 사건이었습니다. 이 사건뿐만 아닙니다. 몇 달 전에는 부천에서도 이 같은 사건이 몇 차례 벌어져 기함하기도 했지요. 아이가 장기 결석을 하면 주위에서 조금이라도 이를 이상하게 여겨야 할 의무가 필요합니다. 현재 법률은 실종 신고 의무자를 보호자와 지자체 공무원으로 두고 있는데, 여기에 교사나 타 관계자까지 고려하자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는 20∼30명의 장기 결석 학생이 있습니다. 앞으로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반드시 법률이 개정되기를 바랍니다.

사회 지표가 변화되는 만큼 그 기준에 맞춰 저희 기관도 최선을 다 할것을 약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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