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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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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정세미 기자 사진 김아랑 프리랜서


발도르프 교육의 시작


백미경 원장은 2000년 무렵에 처음 발도르프 교육을 책으로 접했 다. 발도르프 교육이 주는 아이에 대한 따스한 보살핌, 아이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 씀씀이가 소중하게 와 닿았다. 또한 발도르프 교육은 프로그램이 빽빽하게 짜인 게 아니라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서 아이를 가르친다는 점에 관심은 더 늘어만 갔다. 그때부터 발도르프에 대한 공부를 차근차근 시작했다. 2003년에 독일 발도 르프 전문가가 한국에 와서 진행하는 제1기 발도르프 영유아교육 예술가 전문 과정을 수료하고 2004년부터 구로에서 발도르프 교육을 시작했다. 지금의 구로 항동 발도르프킨더가르텐(이하 발도 르프킨더가르텐’)은 학부모들이 6개월 동안 발품을 팔아서 마련한 소중한 보금자리다.

예전에도 신사회 운동을 하면서 대안 교육 프로그램을 해 왔고 한국의 새로운 교육에 관심이 많았어요. 사실 교육이 획일적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규격화된 시간에 수업 시간을 맞추고 교사가 제시하는 수업에 따라 아이가 움직이는 건 마치 시스템 안에 아이가 있는 것 같아요. 이 연령기 아이들은 취학 전 준비를 하는 게 아니라 그 연령의 발달 과제를 자연스럽게 자기 흐름에 맞추어 해 보면서 성장해 나가는 시기거든요. 제가 발도르프 영유아교육 예술가 전문 과정을 수료한 게 아이를 출산한 지 몇달 안 되었을 때였어요. 교육 현장에서 아이를 바라볼 때보다 더유아교육에 대한 방향성을 고민했는데 아이 하나하나를 존중하는 발도르프 교육의 테마가 답이 되었습니다. 그때 받은 감동이 지금 까지 발도르프 교육에 몸담는 동기가 되었어요.”


    

 


      

자연이 깃든 놀잇감


발도르프킨더가르텐에서는 늘 인위적인 요소보다 자연스러움이 우선이다. 너무 강한 빛은 아이의 시각이라든지 내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형광등 불빛마저 천으로 감싸 천을 투과한 색색의 아름다운 빛이 교실에 내려앉는다. 자유 놀이 시간에는 원형화된 교구가 아이들 손에 쥐어진다. 원 안에 놓인 인형 역시 직접 손으로 만든 부드러운 천 인형이다. 교구장에는 알록달록한 색감이 가득한 교구 대신 속이 텅 빈 밤색 열매 껍질이 담겨 있다. 여기에서는 나뭇결을 흉내 낸 플라스틱 교구 대신 진짜 나뭇가지가 소꿉놀이 교구도 되었다가 모래놀이 교구로도 변신한다. 형태가 덜 갖춰지고 원형적인 장난감일수록 아이의 상상을 위한 여지를 많이 남겨 놓기 마련이다. 발도르프킨더가르텐에서는 아이의 촉감과 상상력을 키우기 위하여 조개껍데기, 복숭아씨 같은 자연 소재의 놀잇감과 나무 소재의 놀잇감, 실크와 순면 등의 놀잇감을 통해 아이 스스로 자유 놀이를 형성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

계절이 바뀔 즈음이면 아이들이 변하는 계절을 체감할 수 있게 계절 테이블이 꾸려진다. 봄이 한참인 요즘은 아이들에게 지금 들려 주는 개구리 왕자 이야기의 한 장면을 꾸며 놓았다. 아이들은 아름다운 계절의 변화가 있으면 절로 느끼고 감지한다. 이외에도 계절에 맞는 실제 자연 요소들이 원 안 곳곳에 담겨 있다. 발도르프의 창시자 루돌프 슈타이너 박사는 나뭇가지 하나에도 신의 섭리가 들어 있어 아이들에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백 원장도 자연 소재 놀잇감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고 말한다.

매일 벌어지는 자유놀이 시간은 단순히 노는 게 아니라 창의성을 발휘하는 기회와 시간이 주어지는 것이다.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어 사는 삶에는 풍부한 아이디어와 내면, 판타지가 있어야 주어지는 일을 해낼 수 있는데 이 능력의 바탕은 유아기에 다져진다. 발도르프 교육에서는 자연 요소의 놀잇감으로 아이가 스스로 생각 하는 힘을 넓혀 주려고 한다.


 



발도르프킨더가르텐의 하루


발도르프 교육은 교사가 이끄는 정적인 활동과 아이의 능동적인 신체 활동이 균형감 있게 이루어져 아이의 건강한 발달을 돕는다.매일 밀랍 크레용으로 그림 그리기, 자유놀이, 수공예 활동 등을 하며 요일마다 날을 정해 습식 수채화를 그린다든지 목공 활동을 한다. 매주 금요일은 긴 산책이라고 해서 9시부터 2시까지 근처의 푸른수목원이나 뒷산에 올라가 숲에 푹 빠졌다 돌아온다.

발도르프 유아교육의 가장 큰 특징인 산책은 아이의 건강한 몸과 마음을 돌보기 위한 중요한 교육 활동이다. 백 원장은 계절과 날씨의 변화에 따른 자연의 리듬과 질서를 매일 같은 시간에 직접 체험하고 느끼는 것이 아이들이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는 토대가 된다고 말한다.

습식 수채화 역시 발도르프 교육에서 빠질 수 없는 대표 활동이 다. 물에 적신 종이에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면 색이 자연스럽게 종이에 스며들고 먼저 칠한 물감 위에 새로운 물감이 섞이기도 하면서 습식 수채화가 완성되어 간다. 아이는 특정 주제가 주어지지 않아도 부담 없이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또한 그림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관찰하면서 자신의 감각을 체계적으로 조절하고 손을좀 더 민감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협력하며 아이를 키워 내는 시간

 

발도르프킨더가르텐에서는 하원할 때 학부모와 교사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다른 원의 경우 일지를 작성해서 노트로 전달하는 경우도 많지만 짧게나마 일과 후 어머니가 아이를 데리러 왔을 때는 아이가 오늘 하루를 어떻게 지냈는지 얼굴을 마주 보며 직접 전달한다. 한 달에 한 번씩 꾸려지는 부모사랑방에서는한 달 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해 아이들이 뭘 배우는지 어떻게 지냈 는지 세세하게 이야기를 나눈다. 연령에 상관없이 원의 모든 학부 모가 매월 셋째 주 금요일 7시부터 2시간가량 아이에 대해, 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발도르프 교육은 아이를 함께 키워 낸다는 개념이 바탕이 되고 아이의 성장뿐만 아니라 부모의 성장, 교사의 성장 역시 기대하기 때문에 서로 간의 협력이 필수다.

모든 발도르프 교육 과정이 끝나는 졸업식 역시 학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졸업생들에게 모두 같은 선물을 하기보다 학부모가 한땀 한 땀 만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발도르프 인형을 선물한다. 보통 제작 과정이 한 달 정도 걸리는데 백 원장이 직접 학부모에게 인형 만드는 법을 가르친다. 그저 인형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보기엔 그 과정이 뜻 깊다. 같이 만들다 보면 어느덧 아이와 닮은 인형이 만들어지고 아이와 함께 한 시간을 다시 기억해서 이야기해 보는 등 우리 아이에 대해 생각할 여지를 주기 때문이다. 졸업을 준비하는 시간 역시 학부모도 지난 추억을 되새기는 소중한 계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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