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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강수지 기자 사진 윤주성 프리랜서 
 




서울해바라기아동센터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서울해바라기아동센터는 여성가족부가 주축이 되어 2004년에 개소했습니다. 개소 후 1년 뒤부터는 상담부터 심리 평가, 전문 치료까지 모든 것을 한번에 지원받을 수 있도록 원스톱 서비스를 시행했고요. 센터 안에 경찰이 상주하여 아이가 긴장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 으로 진술할 수 있도록 수사를 진행해요. 예전만 해도 청소년 상담소는 많았지만 지원까지 해 주는 곳은 없었거든요. 그래서 만 13세 까지 지원했으나 연령을 조금 더 높였어요. 구체적으로 만 19세 미만의 성폭력 피해 아동·청소년에 한해 의학 진단과 외상 치료, 심리 치료와 사건 면담, 법률 지원, 가족 상담 등을 지원합니다. 굳이 신고 하러 경찰서에 가고 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갈 필요 없이 우리 센터를 방문하면 모든 걸 해결해 줘요. 더욱이 모든 비용을 국가 비용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부담 가질 필요가 없죠.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저희 센터를 알지 못해 아쉬워요. 피해 아동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지원을 하는데, 이를 알지 못해 고통을 안고 가는 피해자들도 분명 있을테니까요.
 
성폭력 또는 성추행을 당한 아동은 후유증도 상당히 클 것같습니다. 서울해바라기센터에서 강조하는 대처 방안 또는 예방법이 있을까요?
 
유아들은 성폭력에 대한 인식이 미흡하기 때문에 자신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당했는지 잘 몰라요. 그냥 기분 나쁘고 싫다 정도의 생각만 가지고 있을 뿐 구체적인 진술이나 말을 하기에는 어리지요. 이런 경우 아이는 부모님의 반응에 따라 태도가 확연히 달라져요. 부모님이 처리 과정에서 무조건 부모 위주로 나간다면 위태로워지죠. 예를 들어 부모가 불안해하면 아이도 불안해해요. 아이가 누군가 자신의 성기를 만졌다고 말했다면 엄마의 반응은 보통 “아프진 않았니?” 와 같이 아이의 아픔을 공감해 주는 것이 가장 우선인데, 갑자기 성적으로 “어디 만졌니? 몇 번 만졌니? 다른 곳은 안 만졌니?” 등 꼬치 꼬치 묻게 되면 아이는 자신이 큰 잘못을 했다고 생각해 버려요. 그래서 빨리 사건을 덮어 버리려 합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속이 타 들어갈 거예요. 우리 아이가 무슨 이유로 왜 그런 사건을 당했는지 알지도 못한 채 사건을 덮어야 한다면 얼마나 억울하겠어요. 때문에 아동 성폭력 상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길들이기’ 입니다. 가해자가 아이에게 접근할 땐 한 단계 한 단계씩 절차를 밟아요. 아이에게 과자를 주거나 친절을 베풀면서 점차 친해지는 것이죠. 아이와 대화를 많이 하는 어머니라면 이때부터 이상하다는 것을 쉽게 눈치 챌 수 있을 거예요. 성폭력이 일어난 다음에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폭력이 일어나기 전에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채는 것도 부모가 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이지요. 길들이기, 즉 아이의 얘기에 귀 기울이고 공감해 주는 것이 미연에 방지하는 지름길입니다. 부모는 항상 아이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수용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단 이야기지요. 밖에서 생긴 사사로운 일들도 엄마에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 하는 것이 필요해요. 평상시 어머니가 “가만히 있어.” “시끄러워.” “조용히 해.” 같은 말을 자주 한다면 수용하는 분위기는 절대로 형성될 수 없어요. 특히 안 좋은 일이 발생하면 더더욱 말을 하지 않죠. 부모가 잘 대처하지 못하면 아이는 후유증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대처 방법에 따라 아이의 후유증 유무는 부모의 몫이에요. 
 




피해 아동의 부모를 대상으로 집단 치료 프로그램을 실시했다고 들었어요. 반응과 그 효력이 궁금합니다.
 
집단 치료 같은 경우에는 아이보다는 어른, 즉 피해자의 부모들을 상대로 하는 게 더 효과가 있어요. 그렇기에 피해자 부모들을 모아 집단 치료를 실시한 적도 있지요. 하지만 잘 모이려 하지 않아요. 이런 자리가 껄끄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거예요. 사실 집단 치료는 내 아이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의 상황도 들어 보고, 또 서로 같은 마음이 되어 끈끈한 자조 모임을 형성할 수 있답니다. 부모에게 충분히 힘이 되는 요소이기도 하고요. 부모 자조 모임을 통하여 이러한 고통이 나만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벌써 50%는 치료했다고 생각하면 돼요. 그만큼 자조 모임의 시너지 효과는 크답니다. 아이는 부모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는데 부모가 이를 지탱해 줘야죠. 
 






부모들은 대부분 남자 교사 또는 이동 차량 운전자들을 경계해요. 아무래도 여러 사례를 보면서 그런 인식이 더욱 확고해진 것 같은데요.
 
대부분의 부모는 언론에 보도된 것만으로도 확대해석하고 지레 겁을 먹어요. 물론 그 심정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통계로 봤을 때도 아동 성폭력 가해자의 대부분은 주위 아는 사람, 즉 서로 얼굴을 아는 사람이 80% 이상이니까요. 이런 영향들로 많은 부모가 가해자는 무조건 아는 사람 혹은 교사라고만 인식해요. 이런 편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도 범행을 저지를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해요.
 
조두순 사건과 비슷한 사건들이 일어나면서 아동 성폭력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지요.
 
조두순 사건 이후로 아동 성폭력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이 높아졌어요. 신고율도 덩달아 높아졌죠. 하지만 사건 발생률은 좀처럼 줄지 않아요. 아동 성폭력 문제는 꽁꽁 숨긴다고 해결될 문제가 절대 아닙니다. 입 밖으로 내뱉어야 해요. 아이의 인생에서 올바른 성을 잡아 주려면 사건의 크기가 크든 작든 성에 관련된 문제가 생기면 전문 기관에 가서 상담을 받고 치료받아야 합니다.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에게 성폭력과 관련된 일이 생기면 민감해져요. 성폭력 상담 관련 전화만 드려도 소문이 날까 주위의 시선을 두려워 해요. 우리 센터 이름이 해바라기아동센터인 이유도 마찬가지예요. 이름만 봐서는 전혀 알 수 없으니까요. 2012년에는 유리상자 처럼 투명하고 깨끗하게 숨기지 말자는 취지로 가수 유리상자를 홍보대사로 임명하기도 했어요. 많은 사람들이 성폭력 하면 무조건 숨기려 들거든요. 하지만 아이는 전혀 잘못이 없다는 걸 인식해야 해요. 아이는 범죄가 일어나면 자기가 잘못했다고 생각해요. 아이에겐 잘못이 없다는 걸 꼭 말해 줘야 합니다.
 
여아뿐만 아니라 남아들을 대상으로도 아동 성폭행 범죄가 일어나고 있어요.
 
맞아요. 요즘은 남자 아이들도 피해가 커요. 피해 사례만 해도 10%를 넘어섰으니까요. 더 충격적인 사실은 가해를 한 대상이 바로 10대 청소년이라는 점인데요, 가해 행동을 저지른 아이들은 자신이 본 것 혹은 겪은 것을 모방하려 해요. 그렇기에 저희 센터에서는 가해 행동을 한 아이에게도 충분한 상담이 이뤄집니다. 결국 이아이도 피해자인 셈이니까요.

요즘은 음란물이 많이 노출되어 아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잖아요. 이렇게 노출된 아이들은 호기심이 왕성해 친구 혹은 동생을 상대로 시험하기도 하거든요. 이런 짓이 나쁘다는 것을 어른들이 바로 잡아 주면 좋은데 그렇지 못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예요. 먼저 부모들이 자기 중심을 잘 잡아야 합니다. 집안 망신이라 생각해서 입을 다물면 문제가 커져 버려요. 성폭력은 관계의 문제입니다. 나만큼 타인이 중요하다는 걸 인식한다면 절대 성폭력이 일어나지 않아요. 
 
아동 성폭력 예방 교육은 교사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데요, 교육 범위를 조금 더 넓혀야 하지 않을까요?
 
성폭력 교육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해야 합니다. 국가에서도 이를 인식하여 공공 기관으로 범위를 넓혔지만 아직까지 성폭력, 성희롱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해요. 특히 아버지 세대, 즉 남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 필요해요. 가해할 수 있으니 받으라는 개념이 아니라 성에 대한 기초 개념을 인지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는 얘기예요. 여자들을 상대로는 많이 이루어졌지만 남자들은 많이 접해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남녀가 평등한 시대라고 해도 일반 가정에서는 오빠가 여동생을 만지면 여동생을 숨기는 편이지, 오빠의 가해를 들추지는 않아요. 결국은 전 국민이 이런 교육을 한번쯤은 받아야 해요.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인식 개선을 위해서 라도 꼭 필요해요.
 
아동 성폭력을 모티프로 한 영화가 많습니다. 하지만 픽션이 아닌 실제 사례를 본 따서 만들었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부끄러운 일이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저는 전혀 부끄럽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특히 조두순 사건을 모티 프로 한 <소원>은 상당히 잘 만든 영화예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폭력 하면 어두운 소재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소원>처럼 긍정의 메시지를 담은 영화는 성폭력 예방 교육 차원에서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부분은 시련을 견디고 긍정적으로 마무리되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죠. 실제 사례를 통해 배우는 것은 예방 교육상 굉장히 좋아요. 좋은 감독들이 이러한 영화를 많이 만들어서 경각심과 대처 방안을 잘 보여 주면 좋겠습니다.
 
많은 국가에서 찾아와 지원 시스템을 배워 간다고 들었습니다. 국제 교류의 발판이 된 계기가 있을 것 같은데요.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최초이고, 또 어느 상담소와는 다르게 원스톱 지원이 되는 통합 지원 센터라 많은 관심을 받았지요. 서울 해바라기아동센터는 아동 학대 근절을 지원하는 미국의 켐프라는 센터를 모델링하여 만들었습니다. 일본은 물론이고 매년 2∼3회씩은 캄보디아, 미얀마, 아프가니스탄 등 여러 국가에서 우리 센터를 방문해요. 일본은 현재 성폭력 관련 센터가 없어요. 그 부분 에서는 굉장히 열악하지요. 그래서 일본의 심포지엄과 국회에 초청 되기도 하고, 그들이 우리 센터를 방문하여 보고 배우기도 합니다. 지금도 우리가 진행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피해 아동들을 손 놓고 바라만 볼 순 없으니까요. 
 
서울해바라기아동센터에서 유아에게 따로 실천하는 교육이 있을까요? 있다면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사실 아이들에게 아동 성폭력 예방 교육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에게는 그저 자신의 신체에 대한 중요성만 인지시키면 돼요. 이런 예방 교육은 어른이 받아야 합니다. 아이보다는 성인 교육이 절실해요. 현재 원에서 가르치는 “싫어요.” “안 돼요.”는 아이를 위험으로 모는 행동이라고 생각해요. 상황에 따라서 다르게 대처해야 한다는 것을 반드시 알려 줘야 합니다. 물론 아이들을 위험한 곳에 노출시키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지만요.

교육은 아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성인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점을 반드시 인식해야 해요. 부모 교육, 교사 교육, 시민 교육 등 다채로운 대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지금도 끊임없이 일어나는 성폭력 문제는 아동을 넘어서 청소년, 성인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어요. 근절하는 최선의 방안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요.
 
피해자, 가해자 예방을 같이 시행해야 해요. 현재 우리나라는 가해자 처벌이 엄격해요. 2013년 성폭력법이 굉장히 강력해지면서 가해자 처벌이 아주 무거워졌어요. 그 부분은 이미 앞서 나간 상태입니다. 때문에 처벌을 내릴 때 더욱 심사숙고하게 되죠. 오히려 가벼운 사건이라고 넘기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엄밀히 따져 보면 가해자 처벌보다는 예방이 가장 중요해요. 현재 이뤄지는 성폭력 예방 교육은 많이 진부하죠. 좀 더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해야 해요.

우선 양성 평등 교육이 이뤄지고 예방 부분에도 좀 더 신경 써야 합니다. 피해 아동에 대한 치료도 신경 써야겠지요. 피해 아동에 대한 치료도 필요하지만 피해자 가족들도 치료해야 해요. 원활한 가족 치료가 이뤄지려면 그 기간에는 생계유지비가 나와야겠지요. 그래야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을 테니까요. 가정을 변화시키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에 저희 센터는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치료를 중점적으로 보안·강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가족 상담과 가족 치료에 많은 신경 쓰고 있고요. 가족이 건강해져야 아이도 따라서 건강해집니다. 성폭력 사건이 벌어지고 나면 아이가 의지할 곳은 부모뿐이니까요. 아직까지는 우리 센터를 제외하고는 아동 위주의 특화된 기관이 별로 없어요.

더욱더 많은 노력이 필요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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