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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김은혜 기자 사진 윤주성 프리랜서





10년간 교사 생활을 하다‘비폭력 대화’를 시작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아동학을 전공하긴 했지만 처음부터 교육에 관심을 두진 않았어요. 전업 주부로 있다가 아이들이 크고 나서 일이 하고 싶어졌어요. 당시 ‘여성’에 대한 공부를 하다가,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선배의 소개를 받아 우연히 교육의 길로 들어섰지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어요.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소통’이었어요. 나의 진심이 전달되지 않거나 왜곡되어 전달되기도 했어요. 도덕경, 에니어그램, MBTI 등 ‘나’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파헤치기 시작했어요. 마음의 여유가 생기긴 했지만 구체적으로 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려웠어요. 그러다 비폭력 대화를 만났지요. ‘아, 맞아, 이거야!’ 머릿속에 전깃불이 확 켜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현장에서‘비폭력 대화’를 적용하면서 경험한 에피소드가 궁금해요.

비폭력 대화는 저를 가장 많이 변화시켰어요. 10년간의 교사 생활을 마치고 6년 동안 공동육아협동조합에서 교사·부모 교육을 맡았어요. 어린이집은 교사, 아이, 부모 등 다양한 관계가 얽혀있어요. 비폭력 대화는 갈등 관계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데 효과적이었어요. 일을 그만두겠다는 교사가 사실은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었다는 걸 알고 갈등을 중재해 준 적도 여러 번 있고요. 신입교사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아이들과 소통하는 법을 알려 주기도 했어요.




'비폭력 대화’는 무엇인가요?
비폭력 대화는 4가지 요소를 도구로 활용하는 ‘대화법’이에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태도’예요. 사람은 언어 표현보다 비언어 표현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해요. 때로는 침묵도 대화고 눈을 맞추거나 포옹하는 것도 대화지요. 아이들을 대하는 따뜻한 태도와 에너지도 비폭력 대화인 것입니다. 말 못 하는 영아와도 비폭력 대화를 나눌 수 있어요.



비폭력 대화는 3가지 사이클을 반복해서 수련해요.

첫째, 자기 공감. 어떤 상황에서든 나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해요. 어린이집에 근무하면서 경제적인 부분 말고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이지? 아이들을 따뜻하게 대하고 싶은가? 아이들의 삶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가? 되돌아봐야 해요.

둘째, 솔직하게 표현하기. 매순간 자기 공감을 통해 나의 욕구를 파악하고 이를 솔직하게 표현하는 거예요.

셋째, 타인 공감.아이들이든 부모님이든 내 마음 같지 않죠. 그때는 상대방의 반응을 들을 수 있어야 해요.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초점을 맞추고 공감하는 것이죠. 이 3가지 축을 반복하면서 관찰, 느낌, 필요ㆍ욕구, 요청ㆍ부탁이라는 비폭력 대화의 4가지 대화 기술을 사용해요.




원에서 아이들과‘비폭력 대화’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많은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알려 주려고 해요. 아이가 아닌 교사에게 초점을 맞춘 것이죠. ‘내가 아이에게 무엇을 알려 주지?’가 아니라 ‘우리 아이가 무엇을 원하지?’ 살펴보세요. 아이가 사랑을 원하는지, 휴식을 원하는지, 아픈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지 아이의 욕구를 들여다보는 것이죠. 아이든 어른이든 상대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소통의 시작이에요.
그러려면 내 마음에 대한 돌봄이 먼저 이루어져야 합니다. 비폭력 대화를 하면 나에 대해 더 잘 알아 갈 수 있어요.




자기 공감으로 시작하여 타인 공감으로 확장하는 거네요. 공감을 잘하고 싶어요.
공감하는 기술만 배우고 싶어! 이건 불가능해요. 비폭력 대화는 나에게서 시작해요. 주고받는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공감이에요. 이 상황에서 자극받지 않으며 공감할 수 있는 능력, 내가 나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이죠. 그래야만 타인을 공감할 수 있습니다. 아는 만큼 공감할 수 있죠. (Q. 교사가 경험하지 못한 일에 대해 부모 상담을 해야 할 때도 공감이 가능한가요?) 주변의 선배 교사나 원감, 원장님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겠죠.




갑작스런 상황에 놀라서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요?
나도 실수할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인정하고 잘하려는 마음을 내려놓으세요. 우리는 평가와 판단 속에 살아왔어요. 잘하지 못했을 때 자책하게 됩니다. 하지만 죄책감은 관계에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아요. 미안한 마음 안에는 아이를 따뜻하게 잘 보살피고 싶은 바람이 있는 거잖아요. 나는 무엇을 원하지? 아이들을 어떻게 대하고 싶지? 아이들은 뭘 원하지? 어떻게 해야 할까? 매순간 생각해야 해요. 그러면 아이와의 관계가 다시 연결될 거예요. 아이에게 말하는 거예요. ‘얘야, 선생님이 네가 원하는 것을 알아줬으면 했는데 소리를 질러서 힘들었지? 정말 미안해. 네가 속상해하는 것을 보니 나도 마음이 아프구나.’ 사과를 주고받으며 관계가 회복되고 상처가 아물 거예요. 아이들은 이러한 어른의 태도를 닮아 갈 것입니다.




아이가 아주 심각한 문제 행동을 할 때도 비폭력 대화를 해야 하나요?

비폭력 대화는 아이들의 문제 행동을 문제라고 보지 않아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아, 저것은 아이의 SOS 신호구나! 비폭력 대화는 사람이 하는 모든 행동은 목적성을 갖고 있다고 여겨요. 그것은 자기 삶을 구현하려는 아름다운 욕구랍니다. 주먹으로 때렸거나 장난감을 빼앗은 행동은 눈에 보이지만, 놀고 싶은 욕구를 이해받고 인정받기 원하는 아름다운 욕구는 눈에 보이지 않아요.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것이 교사의 전문성이죠.일단 교사가 다 알고 있다는 태도를 내려놔야 해요. 나는 모른다. 내가 다 안다고 여기면 아이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고쳐 주려고 해요. ‘이렇게 하면 안 돼. 이렇게 하는 게 옳아’라는 판단을 강요하고 아이를 비난하게 돼요. 그 마음을 ‘STOP!’해야 해요. 다시 자기 공감에서 출발해요. 아이의 행동이 나를 화가 나게 하거나 불안하게 만들었어요. 교사가 원하는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내가 원하는 게 뭐지?’ 물어보세요. ‘아이가 돌발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원하는 것을 찾았다면 그다음에는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하는 아이를 바라보세요. ‘아이는 뭘 원하지?’ 그리고 비폭력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죠.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삶에서 구현하고 싶다는 마음이 동하고, 그 마음대로 표현해보세요. 때로는 비폭력 대화의 4요소로 말하다 보면 마음이 따라오기도 합니다.




아이의 욕구를 다 받아 주면 버릇없어진다는 의견도 있어요.
흔히 ‘버릇없다’는 것은 부모가 일관성이 없거나 아이를 대할 때 어찌할 바를 모를 때 생기는 현상입니다. 한계를 두지 않고 무조건 허용하니까 아이가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모르는 거예요. 비폭력 대화는 아이의 느낌과 욕구를 수용하는 것이지, 남을 해코지하는 행동까지 수용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비폭력 대화도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제재해요. 다만 ‘얘야, 이렇게 하면 친구들을 상처 주는 거니까 다르게 해 보자.’ 부탁하는 거죠. 이때 아이는 어른의 말을 이해할 수 없어요. 아이가 원하는 방식대로 이해해 줘야 해요. 만약 아이가 교사를 신뢰한다면 선생님의 제안을 받아들일 거예요.




비폭력 대화는 어떻게 연습해야 하나요?
타인이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은 소용없어요. 머리로 지식만 축적할 뿐이죠. 저 사람 폭력적으로 말하네. 또 하나의 판단 기준만 늘어날 거예요. 저는 제가 대단히 폭력적인 것을 알았어요. 거기부터 시작했어요. 그러고 나서 비폭력 대화의 기술을 배웠어요. 여러분 내면의 동기가 있는지 살펴보세요. 관계에서 어려움이 없나? 동료 교사나 아이들을 돌볼 때 소통의 한계를 느끼나? 내 안의 ‘한계’를 느낀다면 배움의 동기가 생기고 배움이 더 잘 일어날 거예요.




교사분들에게 응원의 말씀 부탁드려요.
학자들은 보육교사를 ‘성자’라고 해요. 영유아 시기는 이후의 삶을 결정하기 때문에 선생님은 아이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사람이죠. 현장에서 진심으로 아이들을 케어하는 분이 더 많은데 사회적으로 보육교사에 대한 불신이 만연해져서 무척 슬퍼요. 고된 길을 가시는 선생님들을 언제나 응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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