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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정세미 기자 사진 윤주성 프리랜서, 하늘땅 공동육아 어린이집 제공

 



문턱이 닳도록 드나드는 학부모
 
하늘땅은 부모들이 가입비와 출자금을 내어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공동육아 어린이집이다. 다른 어린이집과 눈에 띄게 다른 점을 꼽자면 조합원인 학부모의 드나듦이 잦다는 것이다. 보통의 원은 원장과 교사의 주관 아래 원을 운영하고 학부모는 이에 따르는 방식인 반면, 하늘땅에서는 시시콜콜한 작은 문제부터 굵직굵직한 원 행사까지 학부모가 주관한다. 학부모 중 이사진을 뽑고 이사진은 각각 교육, 홍보, 재정 등 원에서 필요로 하는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이사진이 아니더라도 참여의 폭은 넓다.

하늘땅에서는 지난해 송년 잔치에서도 공연 중인 아이를 잘 찍기 위해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고심하는 학부모가 없었다. 학부모도 공연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늘땅의 부모들은 뮤지컬 준비, 동극 준비에 행사 홍보까지 해야 했다. 공동육아에 들어선 순간 학부모는 매달 하는 방 모임, 총회, 조합원 모임등 회의를 잇는 회의를 만나게 된다. 잦은 회의가 피로할 법도 하건만 소수의 의견까지도 수렴하는 회의는 오히려 아이에게 더 나은 환경을 다질 수 있는 소통의 장이라고 한다. 조합원들과 원 운영에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내다 보면 늘 아이를 위해 더 나은 환경을 함께 고심하게 된다. 그리고 나 혼자서만 아이를잘 키우는 게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같이 키워 내는 공동육아의 본질을 제대로 알게 된다. 부모 역시 서로 어우러져서 사는 삶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자연스럽게 커 가는 아이들
 
하늘땅을 처음 방문한 학부모들은 원 환경에 낯설어한다. 원이라면 여기저기 있을 법한 알록달록한 블록이라든지 큼직한 놀잇감이 눈에 확 띄지 않는다. 대신 둥근 지끈 바구니, 나무 놀잇감이 아이를 반긴다. 하늘땅에서는 집단적이고 획일적인 교육 대신 산이나 들판으로의 나들이를 통해 아이가 자연 속에 폭파묻혀 커 나가게 한다. 아이들은 매일 오전 7시 30분 부터 자유롭게 등원을 하고 자유 놀이 후 10시가 되면 모둠 활동을 하고 2시간 남짓의 나들이를 나간다. 식사 후 오후 시간에는 교사가 아이들에게 24절 기에 맞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시간도 가진다. 망종이면 보리밭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연 속에서 커 나간다.

정삼숙 원장은“ 저희 원에는 예순이 넘은 선생님이 계세요. 아이들에게 직접 어린 시절에 즐겨 했던 놀이를 알려 주시기도 하죠. 풀씨름놀이를 지금 젊은 교사가 이론적으로 배워서 아이들에게 가르친다 해도 아이들에게 그 놀이가 제대로 전해지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나이가 많은 교사가 가지고 있는 풍부한 경험을 다른 선생님들이나 아이와 공유할 수 있죠”라고 말한다.
하늘땅 아이들은 매일 나들이 외에도 방별로 먼 나들 이도 가고 하늘땅의 모든 아이가 함께 혹은 근처 공동육아 아이들과 나들이를 가기도 한다. 학부모들도 1박2일 일정으로‘ 들에서 논다’는 의미의 들살이를 간다. 들살이에는 엄마들끼리 가는 엄마 들살이, 아빠들끼리 가는 아빠 들살이, 교사를 포함한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체 들살이가 있다. 
 


달라지는 아빠들
 
공동육아는 아빠의 역할 또한 새롭게 바꿔 놓는다. 아빠 조합원들의 육아 참여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는다. 처음엔 육아에 시큰둥했던 아빠들조차도 거듭되는 조합 모임과 공동육아에 흐름을 맡기다 보면 어느덧 육아에 친근한 아빠로 변한다. 하늘땅에서 내아이와 남의 아이를 가르기보다 같이 길러 내기 때문에 가정에서의 육아 역시 엄마에게만 책임질 수 없음을 깨닫는 것이다. 김동국 이사장 역시 같이하는 교육의 소중함을 말한다.

“공동육아가 다른 어린이집과 크게 다른 점은 가족이 같이 원에 다니는 거예요. 아이들의 관계도 만들어 지지만, 부모들끼리의 새로운 관계 역시 여기서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원을 같이 꾸려 나가기 때문에 육아의 책임을 공동으로 나누는 거예요. 일반 원과는 아예 다른 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를 키우는 다른 방식, 그게 공동육아인 것 같아요 ”
 
별명이 이름이 되는 공간
 
하늘땅에서는 이름 대신 별명을 부른다. 정삼숙 원장은 아이들에게‘ 둘리’로, 김동국 이사장은‘ 브로콜리’로, 김철이 홍보이사는 ‘천사’로 불린다. 별칭 문화는 어른과 아이 간에도 자유롭고 평등한 관계를 맺고자 시작되었다. 한 조합원은 하늘땅의 장점으로 별칭 문화를 꼽기도 한다. 하늘땅에 오기 전에는 ‘OO 엄마’ 심지어는 아예 아이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는데 각자 개성이 부여된 별명은 신선하고 즐거울 뿐만 아니라 별명의 특성과 별명의 주인을 비교해 보는 재미까지 있었다. 하늘땅의 별칭 문화는 학부모와 교사, 어른과 아이끼리의 만남이 아니라 개인과 개인의 만남을 의미한다.

반말 문화 역시 하늘땅의 큰 특징이다. 이는 대부분의 공동육아가 따르는 방식이기도 하다. 아이들은 교사의 질문에 ‘네’ 대신‘ 응’이라고 답한다. 이런 대화 방식은 뭔가를 질문하거나 이야기를 할 때도 아이가 교사나 다른 조합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한다. 반말 문화에 대해 우려하는 이도 있다. 아이가 ‘어린이집 안팎에서의 생활을 구분 못 하고 밖에서도 어른에게 반말을 하지 않을까. 우리 아이가 버릇없게 비춰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아이들은 커 가면서 안과 밖의 상황을 구분 지을 줄안다. 교사 역시“ 우리가 먼 나들이를 가거나 밖에서 어른들을 만나면 존댓말을 쓰는 거야.” 하면서 아이들의 시각에서 장소에 따라 반말 쓰는 법을 가르친다.
 
부모를 위한 원이 아닌 아이를 위한 원
 
조합원들은 편한 어린이집을 두고 ‘왜 공동육아를 선택했을까’라는 질문을 많이 듣는다. 학부모에게 공동육아는 쉽지 않은 길이다. 더 많은 비용이 들며, 부담스러운 출자금까지 내야 한다. 다들 무엇이 ‘우리 아이를 위한 삶’인가 고민했고 그 대답을 공동육아에서 찾았다. 내가 그렇게 자랐기 때문에 우리 아이도 그런 환경에서 자랐으면, 우리 아이가 제대로 놀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되었다. 두 아이를 하늘땅에 보내는 김철이 홍보이사 역시 하늘땅이 노는 법을 제대로 가르쳐 주는 것 같아 선택했다.

“저는 원에서 세 살짜리 아이한테 영어를 가르친다는게 놀라웠어요. 저는 일곱 살 이전까지는 숲과 놀이터 에서 열심히 노는 게 그저 공부라고 생각했거든요. 하늘땅은 노는 법을 제대로 알고 노는 것 같아서 그 이유 하나로 보내기 시작했죠. 아이가 어렸을 때 맘껏 뛰어 논 힘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아이에게 큰 힘이 될것 같아요 ” 지금 하늘땅은 1기 졸업생이 어른이 되어 아이를 낳고 조합원으로 다시 하늘땅을 찾았다. 자신이 컸던 대로 자신의 아이도 자랐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하늘땅이 18년이라는 긴 시간을 이어 온 내공의 바탕에는 무엇보다 아이를 제대로 기르기 위해 아이를 먼저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이 담겨 있다. 
 
아이를 키우는 또 다른 방식, 공동육아 이야기 
 
Q 18년 동안이나 하늘땅에서 공동육아가 유지될수 있었던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우리나라에서 공동육아가 시작된 지 20년인데 하늘땅은 18년이나 되었어요. 공동육아 초기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게놀랍죠. 하늘땅에서 공동육아가 유지될 수 있었던 데는 영구 터전과 하늘 땅의 시스템을 잘 아는 교사들 덕이 크다고 생각해요. 공동육아 어린이집의 특성상 조합원 모두가 적극적으로 육아에 참여하기 때문에 의견 충돌이 생길 수 있어요. 하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잡아 줄 수 있는 오래된 교사들이 있어요. 하늘땅에 대해 잘 아는 교사들이 있으므로 공동육아를 제대로 할 수 있어요. 또한 조합원 선배들이 영구 터전을 미리 마련해둔 것처럼 아이들에게 더 나은 바탕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는 조합원들도 있고요. 
 
Q 공동육아 어린이집은 일반 원과는 다른 시스템으로 운영되어서 처음엔 적응하기가 쉽지 않앗을 것 같아요. 공동육아 교사의 길을 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공동육아는 결코 쉽지 않아요. 준비된 자료, 만들어진 자료를 활용하는 수업이 아니죠.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 무에서 유를 찾아가야 하죠. 처음에 맞닥뜨린 공동육아 시스템은 익숙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내다 보면 새로운 걸 만들어 가면서 교사로서 느끼는 성취감도 있어요. 알아 가는 게 즐겁더라고요. 저희 아이들 역시 이 속에서 키웠다면 조금은 다른 모습이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어쩔 수 없는 끌림이라고 할까요? 이런 공간에서의 정과 생활을 다른 데서는 느낄 수 없을 것 같아요.


경기도 의왕시 내손2동 69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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