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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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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김상훈 기자 사진 윤주성 프리랜서



생활 속에서 익히는 바른 인성
늘푸른어린이집은 서울 답십리동 청계한신휴플러스아파트 관리동에 자리하고 있다. 1996년 개원 후 지역 주민들의 신뢰를 받아 오다  아파트로부터 위탁을 받아 이곳으로 옮겨 오게 됐다. 위탁체로 선정되기까지 까다로운 심사과정이 뒤따랐다. 어린이집에 대한 인지도 조사를 바탕으로 서류심사, 동 대표 대상 브리핑, 주민 대상 브리핑 등 여러 단계를 거친 끝에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최종 입찰자로 선정됐다. 성과를 인정받아 재입찰에 성공했다. 입주자 대표단의 믿음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아이들을 행복하고 편안하게 돌보는 보육의 기본 기능에 충실한 덕분이었다. 영유아를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생활 속에서 기본생활습관과 바른 인성, 건강한 가치관을 형성하는 교육 방식도 주효했다.
실제로 늘푸른어린이집은 평범하지만 꼭 필요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발달이 왕성한 영아들을 위해 오감놀이를 실시하고, 유아를 대상으로는 부모님과 함께 책을 읽는 ‘책이랑 놀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책이랑 놀자를 통해 아이들은 부모님과 애착을 형성하고, 올바른 가치관을 만들어 나간다. 이 밖에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저염 식단과 주3회 이상 제철 과일을 제공하고, ‘채소야 놀자’ 프로그램으로 건강한 식습관을 길러 준다.



소중한 너와 나의 몸
늘푸른어린이집의 모든 교육은 영유아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한다. 기본생활습관 지도 역시 일방적으로 지시를 내리기보다는, ‘내 몸은 소중해’라는 원칙을 일깨워 영유아 스스로 실천하는 방식을 취한다. 가령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뛰어다니면 “실내에서 뛰면 내 몸이 다칠 수 있으니까 걸어 다녀야 해”라고 일러 주어 걷기를 유도한다. 유아들 간에 몸싸움이 나려고 할 때는 “내 몸은 소중하니까 다치게 하면 안 돼”라며 싸움을 피하도록 한다. 식습관 교육도 마찬가지다. ‘내 몸을 지키기 위해 좋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일러 주어 채식이나 저염식을 영유아 스스로 즐겁게 받아들이도록 한다. 그밖에 성교육이나 안전 관련 교육 시에도 ‘내 몸은 소중해’라는 원리가 유용하게 이용된다. 스스로를 존중하는 교육을 실천하지만 영유아를 이기적으로 키우지는 않는다. 내 몸이 소중한 만큼 타인의 몸도 소중하다는 것을 함께 가르친다. 늘푸른어린이집은 기본적으로 아이들의 자율성을 존중한다.

그러나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은 명확히 구별해 자율 속에서 스스로 책임지는 자세를 가르친다. 대그룹 활동을 할 때도 화장실에 가고 싶다거나 물을 마시고 싶다고 하면 언제든지 보내 준다. 다만 영유아 스스로 돌아올 시간을 약속하고 반드시 지키도록 한다. 자신의 자율성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다른 영유아에게 자율을 침해당할 경우 “나는 네가 이렇게 행동할 때 기분이 나빠”라고 이야기하도록 가르쳐 상호 존중하는 법을 배우고 질서를 익히도록 한다.



교사 휴대전화 번호 공개 NO
늘푸른어린이집의 운영 방침은 부모가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보육 환경 조성에 맞춰져 있다. 특히 교사들이 보육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한다.
늘푸른어린이집은 학부모에게 교사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지 않는다. 학부모들이 전화나 모바일메신저로 연락하여 개인적인 부탁이나 문의를 하면 수업에 전념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수업 외의 시간에 연락해 불필요하게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도 방지할 수 있다. 홈페이지나 스마트폰 알림장 어플리케이션도 사용하지 않는다. 홈페이지나 알림장 어플리케이션의 주 기능은 학부모들에게 수업 중에 찍은 영유아의 활동 사진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 경우 교사는 짧은 시간이나마 사진을 찍기 위해 수업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고, 교사들 중 누군가는 홈페이지를 관리해야 해 업무에 방해를 받는다. 또한 초상권 문제를 비롯해, 자신의 아이가 잘못 나온 사진이 게재될 경우 부모로부터 불필요한 오해를 받는다는 점도 홈페이지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다.
언뜻 학부모와의 소통이 부족할 듯 보이지만 ‘스킨십’에 소홀한 것은 절대 아니다. 늘푸른어린이집은 복지부에서 열린 어린이집을 강조하기 전부터 열린 어린이집 기조를 유지해 왔다. 부모 재능기부, 급식 모니터링 등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부모가 불시에 찾아와도 보육실 창문을 통해 얼마든지 아이를 지켜볼 수 있도록 한다.



타협 없이 지켜온 보육 원칙
박일순 원장은 주변인들로부터 종종 ‘고지식하다’는 말을 듣는다. 아이만을 생각하는 보육 원칙을 변함없이 밀고 나가기 때문이다. 앞서 설명한 휴대전화나 홈페이지 문제를 비롯해 이 원칙에 위배되는 것은 과감히 배제한다. 부모들이 선의로 간식을 보내올 때도 형평성을 이유로 자제를 요청한다. 원 규모를 고려하지 않고 모든 반을 단독연령반으로 구성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도 설득을 통해 혼합연령반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
사실 아파트 단지에 입주해있는 만큼 재입찰을 따내기 위해서는 입주자 대표를 포함한 주민들과의 원만한 관계가 중요하다. 요컨대 ‘을’의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는 어린이집의 특성상 부모들의 요구를 이것저것 수용하는 것이 ‘외교’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박 원장은 ‘관계’보다는 보육의 기본 기능에 집중한다. 맞춤반 운영은 아이만을 생각하는 박 원장의 고집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늘푸른어린이집은 이번 해에 한해 맞춤반 영아에게도 종일반 영아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어린이집 입장에서는 금전적인 손해가 따르지만, 낮잠 자는 영아를 깨워 귀가시키거나 간식을 먹이지 못하는 등의 행동은 영아의 정서 발달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일부 우려와 달리 소신을 지키는 박 원장의 운영 방식은 입주자 대표단의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시켜 재입찰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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